거기 당신과 내가,  우리는 결국 여기서, 오늘에 이르렀다.    인간들은 선함을 추구하기보다는 나쁨을 피하는 편을 선호한다는 사실을 아는가.  사람들은 창피함을 피하려는 만큼의 노력을 스스로 명예를 추구하는 일에는 쏟지 않기 때문이다.  어두운 구석에서 타인의 자존감을 갉아먹으면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이들에게,  정의를 외치는 이들은 다치고, 불의에 편승하는 이들은 호강하며  움직이는 자들은 고생하다가 허망하게 죽고, 그대들은 조용히 숨죽이며 평화를 누리는가  과연 하늘이 있느냐고 외쳐본들. 세상은 항상 그래왔다.  군중속에 숨죽이며 관음적 욕구를 채워가며,  그저 산 목숨 끊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사육되는 초식동물처럼 살아가는 이들에게.  힘들고 거친 인생행로에서 그대들의 방식으로 건승하기를.  다만 우리는 함께 걷지는 못할 것이다.